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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칼럼)이란은 이미 국가가 아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누구와 거래하고 있는가?

5
뚜찌파파
2026-04-19 14:45:36
10시간 전
354
9

3월 7일 토요일 오후,  

 

이란 대통령 페제시키안은 카메라 앞에 섰다.  

 

지난 한 주 동안 이란 미사일과 드론이 걸프 이웃 국가들로 날아간 일에 대해 그는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이란을 대표해 공격받은 이웃 국가들에 사과드린다."  

 

앞으로는 그 나라들이 대이란 공격의 발사대로 쓰이지 않는 한 이란이 먼저 공격하지 않겠다고도 선언했다. 

 

그 발언이 나온 지 몇 시간 되지 않아 혁명수비대는 별도 성명을 내놓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역 내 군사기지와 이익은 여전히 핵심 타격 대상이며, 강력하고 파괴적인 타격이 이어질 것이다."  

 

같은 날 밤과 다음 날, 이란 미사일과 드론은 바레인의 담수화 시설, 두바이 국제공항, 카타르와 UAE 상공으로 다시 날아갔다.  

 

주말 사이 강경파 성직자이자 국회의원 하미드 라사이는 소셜미디어에 공개적으로 썼다. 

 

"당신의 입장은 비전문적이고 나약하며 받아들일 수 없다."  

 

당신이 지칭하는 대상은 바로 이란 대통령이었다. 

 

일요일, 페제시키안은 사과를 빼고 수정된 발언을 다시 했다.  

대통령의 사과는 6시간 만에 효력을 잃었고, 24시간 만에 공식 문장에서 사라졌다. 

페제시키안은 나중에 이 사건을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의 지휘관과 지도자가 잔혹한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후, 군은 지휘관이 없는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행동했다."  

 

대통령이 자국 군대의 통수권을 쥐지 못했다는 사실을 공개 석상에서 시인한 셈이다. 

 

국가의 본질적 정의(단일한 의사결정 능력과 그 결정의 이행 보장)가 이 6시간 안에서 모두 무너져 있었다.  

 

내가 보았을때 이란이라는 단어가 아직 국가로 작동하는 곳은 국제법의 문서 위뿐인 것 같다. 

현실의 이란이라는 국가는 어쩌면 국가의 본질적 정의가 뜻하는 국가가 아닌, 권력구도에 따라 분열되어가고 있는 상황일 수 있다. 

 

 

 

 

세 가지 색깔의 이란 

 

현재 이란의 권력 구조는 세 가지 색깔로 정리할 수 있다. 

 

파란색은 외교와 경제를 맡는 실용파다.  

대통령 페제시키안, 외무장관 아라그치가 여기 속한다. 이들은 휴전을 원하고, 제재 완화를 원하고, 미국과 어떤 형태로든 타협하려 한다.  

4월 17일 아라그치가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개방을 선언한 것도 이 색깔의 목소리다. 

 

보라색은 보수적 실용파에 해당한다.  

의회의장 갈리바프가 대표적이다. 그는 IRGC 항공군 출신이지만 테헤란 시장과 의회의장 등 수십 년의 행정 경력을 쌓아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슬라마바드 협상에서 "대화할 수 있는 상대" 판단한 인물이 바로 갈리바프다 

그는 타협 가능한 조건을 찾지만, 혁명수비대의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범위 안에서만 움직인다. 

 

빨간색이 실질적 결정권자다.  

혁명수비대 사령관 바히디,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졸가다르, 그리고 은퇴 상태에서 다시 소환된 74세의 IRGC 창설 원로 레자이 

이 세 사람은 3월 17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전임 안보수장 알리 라리자니가 사망한 뒤 사실상 이란의 전쟁·외교·경제 전반을 결정하는 비공식 3인 체제를 구성하고 있다.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3월 9일 최고지도자로 추대된 뒤 40일 넘게 공개 석상에 한 번도 나오지 않는 동안, 실제 의사결정은 이들의 손을 거쳐 왔다. 

 

이 구조의 결정적 특징은 이렇다.  

 

미국이 협상하는 상대는 파란색과 보라색이다.  

그런데 합의를 집행할 수 있는 쪽은 빨간색이다.  

그리고 빨간색은 그 합의에 동의할 동기가 없다. 

 

왜 없는가.  

혁명수비대의 경제 이권은 이란 경제 전반에 걸쳐 있고,  

그들이 직접 통제하는 원유 수출 비중도 작지 않다.  

호르무즈 통행료 체제는 그들의 새로운 수입원이 될 예정이었다.  

미국 해상봉쇄는 이 수입원을 직접 겨눈다. 

협상장에 나오지 않는 빨간색을 압박할 유일하 평화적 수단이다. 

 

그리고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 해제와 합의는 오히려 혁명수비대의 경제적 기반을 해체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더해 "미국·이스라엘과의 영구 투쟁"이라는 서사가 사라지면 그들의 국내 정치적 정당성도 사라진다. 

 

결과는 간결하다.  

협상하려는 자에게는 서명할 권한이 없고,  

서명할 권한을 가진 자에게는 협상할 동기가 없다.  

미국이 지난 7주 동안 경험해온 것이 이 구조다. 

 

 

이슬라마바드 1차

 

이 구조가 외교 테이블에서 그대로 드러난 것이 4월 11일 이슬라마바드 협상이었다.  

파키스탄 세레나 호텔에서 21시간의 마라톤 협상이 이어졌다.  

미국 측은 부통령 밴스, 특사 위트코프, 트럼프의 사위 쿠슈너가 300명 규모 대표단을 이끌었다.  

이란 측은 의회의장 갈리바프와 외무장관 아라그치가 70명 규모 대표단을 이끌었다.  

갈리바프는 보라색, 아라그치는 파란색이다. 빨간색은 테이블에 없었다. 

 

미국은 20년간의 우라늄 농축 동결을 요구했고, 이란은 5년을 제시했다.  

합의 없이 끝났다. 그러나 결렬 직후 이란 측에서 흘러나온 정보가 더 의미심장했다.  

이란 인터내셔널은 이란 협상팀 내부에서 심각한 이견이 발생했고, 최고안보책임자의 지시로 4월 11일 협상팀이 본국으로 귀환했다고 보도했다.  

자신들이 무엇에 합의할 권한이 있는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조차 확신하지 못한 상태였다는 뜻이다. 

 

밴스 부통령 본인이 이 구조를 공개적으로 시인했다.  

그는 협상 직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 협상팀은 테헤란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거래를 체결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 말했다.  

그래서 미국이 이슬라마바드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미국 측 최고 협상 책임자가 "이란 대표단은 이란을 대표해 합의할 수 없는 상태였다" 사실상 확인한 셈이다. 

 

갈리바프가 남긴 문장은 이 상황을 뒤집어 보여준다.  

"이슬라마바드 협상에 단 1인치 거리까지 다가갔지만, 우리가 마주한 것은 최대주의, 움직이는 골대, 그리고 봉쇄였다. 지난 두 차례 전쟁의 경험 때문에 우리는 상대방을 신뢰하지 않는다."  

 

자신이 합의해도 그 합의가 테헤란에서 유효하게 이행될지 스스로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국의 신뢰성 문제까지 겹치니 서명할 수 없었다는 의미다.  

 

신뢰 결여는 쌍방향이지만, 이란 측 신뢰 결여의 절반은 미국이 아니라 자기 본국을 향해 있다. 

 

 

 

 

2차 회담 — 유일한 신뢰, 밴스가 빠진 테이블 

 

4월 19일 밤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2차 이슬라마바드 협상은 4월 21일 화요일 개최되며, 미국 측에서 밴스 부통령은 참석하지 않는다.  

 

트럼프는 "안전과 보안상의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위트코프가 먼저 파키스탄으로 이동하고, 쿠슈너가 합류해 협상을 진행한다. 

 

이 한 문장이 협상 판의 기울기를 근본적으로 바꾼다. 

 

1차 협상 직후 Al Majalla가 공개한 파키스탄 보안 당국자들의 증언은 결정적이다.  

 

"이란 측은 밴스와는 신뢰 관계 형성하는 데 성공했지만, 쿠슈너의 존재 때문에 밴스의 손이 묶여 있다고 느꼈다."  

 

같은 매체는 쿠슈너와 위트코프가 트럼프 2기 정권 내에서 "미국의 이익이 아닌 이스라엘의 이익을 대변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란 매체들은 협상 직전 전직 국가대테러센터 국장 조 캔트 인터뷰 (미국의 이란 전쟁 결정은 이스라엘의 고집에 의한 것이었다)  반복적으로 기사화했다. 

 

이 맥락에서 밴스의 불참은 단순한 인사 변경이 아니다.  

미국이 이란과 유일하게 쌓은 신뢰의 채널이 끊기는 사건이다.  

남은 두 사람은 이란 측이 처음부터 불신하고 있는 인물들이다.  

 

보라색 갈리바프 입장에서, 이스라엘 이익의 대리인으로 인식되는 두 사람과 합의할 경우 국내에서 "이스라엘에 굴복했다"는 프레임이 즉시 작동한다.  

 

빨간색은 이 프레임을 누를 수 있는 가장 편리한 레버를 갖게 된다.  

갈리바프가 무엇을 수락하든 테헤란에서 정치적으로 무효화된다. 

 

타임지가 4월 15일 보도한 전직 미국 외교관들의 평가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여섯 명의 국무장관을 보좌한 중동 협상가 애런 데이비드 밀러는 단정했다.  

 

"쿠슈너와 위트코프 체제의 이란 협상? 실패다. 외교 F학점이다."  

 

섀터필드 전 터키 대사는 더 기술적이었다.  

 

"미국이 어디까지 양보하고 어디가 레드라인인지, 상대가 무엇을 가지고 오는지 현실적으로 가늠하는 외교의 기초 작업이 부재하다."  

 

이 비판은 밴스가 테이블에 있을 때 나온 것이다. 밴스가 빠진 2차 협상은 그 기초 작업이 한층 더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것이다.  

1차 협상에서 밴스가 했던 역할은 "이란 측에게 미국의 레드라인을 정확히 설명해주는 것"이었다고 파키스탄 측은 전한다.  

 

이 역할이 빠진 채 쿠슈너·위트코프가 자신들의 "부동산 거래식 접근" (쿠슈너의 표현대로라면 "역사 수업이 필요 없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만 알고 싶다") 을 들고 가면, 이란 측은 "미국의 진짜 입장" 무엇인지 확신할 수 없게 된다. 쿠슈너와 위트코프가 대표하는 것이 정말 미국인지, 이스라엘인지 이란 측 협상단은 알 수 없을 것이다.

 

불확실한 상대와 서명하는 것은 보라색에게도, 파란색에게도 정치적 자살이다. 

 

결국 2차 협상이 직면한 질문은 하나로 수렴한다.  

빨간색이 받아들일 만한 것을 파란색과 보라색이 미국으로부터 받아낼 수 있는가.  

답은 "아니오"에 가깝다. 유일하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던 밴스의 존재가 빠졌기 때문이다. 

 

 

5월 1일, 종전 시한 

 

이 협상 교착이 특별한 시한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 문제를 극적으로 만든다. 

 

1973년 전쟁권한결의(War Powers Resolution) 따라, 미국 대통령은 의회 승인 없이 시작한 군사작전을 60일 안에 종료해야 한다.  

 

작전은 2월 28일 개시되었고, 행정부가 의회에 공식 통보한 시점 기준으로 60일 시한은 5월 1일경 도달한다.  

 

대통령이 서면으로 "안전한 철수를 위한 불가피한 군사적 필요"를 인증하면 30일이 추가로 연장된다. 

 

지금까지 공화당 상원은 민주당이 발의한 전쟁권한결의안을 네 차례 부결시켰다.  

가장 최근 표결은 4월 15일, 47대 52였다.  

그러나 같은 당 내부에서 균열이 쌓이고 있다.  

 

수잔 콜린스 상원의원은 "60일 시한을 넘기거나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의회 승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공개 발언했다 

 

존 커티스도 "60일을 넘기는 군사행동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고,  

조쉬 홀리 마이크 라운드도 유사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전쟁 비용은 CSIS 추산으로 이미 약 300억 달러에 달한다.  

 

추가 자금 조달 자체가 의회 승인이 필요한 단계다. 

여기서 두 갈래의 길이 갈라진다. 

 

첫 번째 경로는 "프레임워크 합의"를 5월 1일 이전에 황급히 도출해 트럼프가 "승리 선언"을 하는 것이다.  

합의의 실제 내용은 빨간색이 수락할 수 있는 수준까지 물러난다.  

20년 농축 동결은 5~10년으로 줄고, 우라늄 처리는 러시아 로사톰 보관 수준에서 타협되며, 봉쇄는 단계적으로 완화된다.  

외견상 평화다. 그러나 2주 또는 2개월 뒤 혁명수비대의 어느 현장 지휘관이 상선에 발포하는 순간, 또는 모즈타바의 공식 사망이 발표되는 순간, 이 합의는 다시 흔들린다. 

 

두 번째 경로가 훨씬 위험하다.  

협상이 5월 1일까지 수렴하지 못하고, 트럼프가 "합의 없는 철수"도 "의회에 머리를 숙이고 승인 요청"도 정치적으로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행정부는 오히려 정반대 방향으로 기울 수 있다.  

즉 "의회 승인을 받기 위한 명분 확대"다 

공군·해군 작전만으로 60일 안에 결정적 전략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상군 투입을 포함한 확전 시나리오를 제시해 의회로부터 군사력사용승인(AUMF)을 얻어내는 경로다.  

 

콜린스 "지상군 투입 시 의회 승인이 완전히 필요하다"고 말한 것은 역설적으로 이 경로의 기술적 가능성을 확인해준다. 

 

이 시나리오의 확률이 가장 높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밴스는 이란 전쟁 초기 회의적 입장이었고, 공화당 중도파는 지상군 투입에 공개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의회 승인의 문 앞에서 트럼프에게 후퇴는 더 큰 정치적 비용"이라는 구조적 인센티브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  

 

협상 실패 → 의회 시한 도래 → 확전 명분 확보 → 지상군을 포함한 권한 요청.  

 

이 네 단계는 각각 독립적인 합리성을 가진다.  

그리고 유일하게 이란과 신뢰를 쌓은 밴스가 2차 협상에서 빠지면서, 첫 단계의 확률이 이미 올라갔다. 

 

 

 

트럼프의 이중 언어가 말하는 것 

 

이 구조를 이해하면 지난 48시간 트럼프의 혼란스러워 보이는 발언들이 비로소 정리가 된다. 

 

4월 17일 하루 동안 트럼프의 트루스 소셜에는 엄청 많은 내용이 올라왔다. 

 

"이란이 모든 것에 동의했다."  

"농축우라늄을 우리에게 넘기기로 했다."  

"해상봉쇄는 거래가 완료될 때까지 유지된다."  

"단 한 푼의 돈도 오가지 않는다."  

 

그리고 같은 날 CNN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동결된 이란 자산 200억 달러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같은 날 이란 외교부 대변인 바가이는  

"농축우라늄은 이란 영토처럼 신성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전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 모순들은 하나의 틀 안에서 설명된다.  

미국의 진짜 목표는 "이란 핵의 완전 폐기"가 아니다.  

 

"이란 핵 이란 통제권 이탈"이.  

 

그 물질이 러시아 로사톰 보관 시설로 이전되든, 제3국으로 반출되든, 저농축 상태로 희석되든, 이란의 손을 떠나기만 하면 전략 목표는 달성된다.  

실제로 이란은 2025년 무스카트 회담에서 이미 고농축 우라늄의 제3국 이전안을 제시한 바 있고, 3월에는 아라그치가 CBS 방송에서 "농축 물질을 희석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우리가 가져온다"는 어쩌면 선거용 수사에 불가할 가능성이 매우 크고 

실제 이행안은 러시아 혹은 제 3 위탁 보관이다.  

 

이란은 "전략적 동맹 러시아에 위탁한 것이지 미국에 굴복한 것이 아니다"라고 국내에 설명할 수 있고,  

트럼프는 "우리가 지시해서 이란 손에서 뺏어냈다"고 선언할 수 있다.  

 

양쪽 국내 청중에게 각자 승리로 포장할 충분한 명분이 될 수 있다. 

 

"해상봉쇄 유지"도 같은 구조다.  

트럼프가 봉쇄를 풀지 않는 이유는 협상이 어려워서가 아니다.  

합의가 도출되어도 그 합의를 집행할 단일한 이란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서다.  

협상장에는 파란색과 보라색이 앉지만, 결정권을 가진 그 뒤에 있는 빨간색을 압박하기 위함이다. 

협상장에 나오지 않는 빨간색에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유일한 평화적 카드일 것이다. 

 

결국 미국의 해상 봉쇄는 합의 불이행 시 발동되는 행동이 아니라,  

합의 자체가 집행되지 않는다면, 너희의 목(강경파,IRGC)을 조르겠다는 협박에 근거한 상시 담보라고 볼 수 있다. 

 

바가이의 공개 반박은 이 추론이 사실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협상장의 갈리바프와 아라그치가 물밑에서 수락하는 내용을,  

테헤란의 다른 세력 공개적으로 부정한다.  

 

같은 에 이란을 대표하는 사람들 서로 정반대 메시지를 내보낸다.  

아라그치는 해협을 열려하고IRGC해군은 아라그치를 Idiot이라고 무시한다. 

결국 문제는 어느 쪽이 거짓말을 하느냐가 아니다.  

 

더 이상 이란이 단일 세력하에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사실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데에 있다. 

 

 

 

 

허구가 만드는 가격, 우리의 선택 

 

시장은 이 구조를 아직 정확히 반영하지 않았다.

지난 일주일간 유가가 하루 10달러씩 양방향으로 튀는 현상은 단순히 "뉴스에 따른 반응"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아라그치의 호르무즈 개방 선언에 브렌트가 급락하고, 혁명수비대 해군의 발포 보도에 다시 급등하는 일이 같은 날 안에 일어난다. 이게 말이 되는가?

 

이것은 지정학적 변동성이 아니라 이란이 단일 행위자가 아니라는 구조적 사실이 매 시간 재확인되는 과정이다.

 

이 현실로부터 우리, 투자자가 도출해야 할 함의는 세 가지다. 

 

첫째, "딜 성사 대 결렬"이라는 이분법으로 포지션을 짜서는 안 된다.  

가장 가능성 높은 단기 시나리오는 5월 1일 전후 "프레임워크 합의"이지만, 그 합의가 우리가 생각하는 기존 국제합의들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언제든 부정당할 수 있고, 틀어질 수 있다. 

유가는 합의 발표에 하락하고, 빨간색의 다음 도발 또는 파란색의 다음 철회에 다시 튀어오를 것이다.  

이 양방향 진폭이 새로운 정상이라는 전제 위에서 박스권 전략이 방향성 베팅보다 유효하다. 

 

둘째, 지상군 투입을 포함한 확전 시나리오를 꼬리 위험으로 반드시 계산에 포함해야 한다. 

밴스가 빠진 2차 협상이 실패할 경우, 5월 1일 직후 트럼프 행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경로 중 하나는 의회 승인을 위한 확전 명분 확보다.  

이 경우 유가는 순간적으로 배럴당 150~180달러, 원/달러 환율은 1,550원 돌파, 코스피는 5,000선 지지력 테스트 국면으로 진입한다.  

확률은 낮아도 충격 크기가 큰 리스크다. 특히 이 위험은 4월 21일 화요일 2차 협상 결과가 나오는 순간 재평가되어야 한다. 

 

셋째, 이란 정권 내부 붕괴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란 은행들이 일일 인출을 30달러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보도는 재정 붕괴가 주 단위로 임박했음을 시사한다.  

12월 말~1월의 대규모 학살 이후 거리는 잠시 가라앉았을 뿐, 47%를 넘는 인플레이션, 리알화 붕괴, 식량 부족이라는 구조적 원인은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다.  

2차 시민 봉기가 재발하면 유가는 초기에 150달러를 순간 돌파한 뒤 수개월 내 제재 완화 기대로 60달러대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 양방향 극단이 동시에 가능한 드문 국면이다. 

 

결국 결론은 주시해야 할 많은 지표는 결국 협상 바깥에 있다는 사실이다. 

 

 

 

 

남겨진 질문 

 

미국이 거래하고 있는 상대가 이미 단일한 국가로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거래의 결과로 만들어질 "합의"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종이 위에는 서명이 찍힐 것이다.  

아마 5월 1일 직전에, 어쩌면 그 이후에.  

유가는 하락하고, 코스피는 반등하고, 배럴당 70달러대의 안정기가 몇 달간 이어질 수도 있다.  

 

다만 그 안정은 전적으로 "이란이라는 국가가 실재한다"는 전제 위에서만 유효하다.  

그 전제는 이미 3월 7일 오후, 한 대통령의 사과가 6시간 만에 공중분해되던 순간에 무너졌다.  

 

우리는 이후로 줄곧 그 무너진 전제 위에 세워진 가격을 거래해왔다. 

 

4월 21일 화요일, 빨간색이 테이블 바깥에 있는 그 자리에,  

이번에는 미국 측에서 유일하게 이란과 신뢰를 쌓은 밴스마저 빠진다.  

남는 것은 이란이 이스라엘의 대리인으로 인식하는 두 사람과,  

본국에서 무엇이든 뒤집힐 수 있는 파란색·보라색 협상단이다.  

 

이 조합에서 집행 가능한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은 지난주보다 낮아졌다.  

그리고 5월 1일(의회승인 없이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기간)은 열흘 뒤다. 

 

시장이 실제로 거래하는 것은 원유가 아니다.  

"이란이라는 국가의 연속성에 대한 믿음"이다.  

하지만 지난 50일은 그 믿음의 토대가 허구일 수 있음을 여러 실증적 사건으로 보여줬다.  

 

앞으로 우리가 포지션을 잡을 때 던져야 할 진짜 질문은 단 하나다.  

서명하는 손이 누구의 손이며, 그 자가 협상의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그 결정을 집행하는 상대자는 정말 누구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단한번의 협상 결과에 절대 담기지 않는다.  

그렇기에 앞으로 몇개월 그 결과는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거래할 모든 에너지, 모든 자산, 모든 지정학 리스크로 가격 안에 지속적으로 내장되어 있을 것이다. 

 

댓글
13
5
크냥이
3
2026-04-19 14:50:39
1시간 전

협상하려는 자에게는 서명할 권한이 없고,  

서명할 권한을 가진 자에게는 협상할 동기가 없다.  

 

참 와 닿는 이야기입니다

3
든든드
1
2026-04-19 15:11:36
58분 전

전자가 페제시키안, 갈리바프 이런 사람들이고 후자가 혁수대인가요??

작성자
5
뚜찌파파
1
2026-04-19 15:13:12
57분 전

네 그렇습니다. 혁수대라기보단, 혁수대 실권자 3인방입니다.

2
에이전트
1
2026-04-19 15:09:27
1시간 전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1
현미9
1
2026-04-19 15:11:28
59분 전

정정보도 나왔는데 밴스도 참석하나보네요

작성자
5
뚜찌파파
1
2026-04-19 15:14:08
56분 전

오 다행이네요-! 뉴스가 글쓰는 중에도 시시각각 계속 나와서 ㅜㅠ 저는 밴스가 반드시 참여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라. 꼭 참석했으면 하네요

1
현미9
1
2026-04-19 15:17:23
53분 전

작성해주신 좋은 글 몰입감 있게 잘 읽었습니다.

밴스가 있으면 그나마 더 나은 결과값을 기대할 수 있겠네요

작성자
5
뚜찌파파
1
2026-04-19 15:27:18
43분 전

몰입감 있게 읽으셨다고 하니 기분이 좋네요. 글을 적다보면 항상 길게 적게되서 짧게 적기에는 내용을 담기 어렵고, 그래서 몰입되게 읽었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하고 적는 편이라 그렇게 보셨다니 다행입니다.ㅎㅎ

48
냐냐올시다
1
2026-04-19 15:15:51
54분 전

좋은 글 감사합니다

48
냐냐올시다
1
2026-04-19 15:17:08
53분 전

특히 밴스의 참석여부를 "미국의 입장"을 대표한다는 부분으로 설명해주신 부분이 읽으면서 감탄하게 되었네요

작성자
5
뚜찌파파
1
2026-04-19 15:28:22
42분 전

딱히 특정 인물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번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전쟁을 끝내려면 밴스가 대표해야된다는 입장입니다. ㅎ

1
마리마리
1
2026-04-19 15:29:06
41분 전

벤스가 참가안한다고 하다가, 또 참가했다는 기사도 있으니 오락가락 한듯합니다. 확실한건 이제 트럼프 자체는 시장에 예전만큼 큰 영향을 못주고, 이혁수나 벤스 같은 인물을 더 신뢰하더라고요

48
냐냐올시다
2026-04-19 15:31:04
39분 전

트형 거짓말을 너무 남발해서 약발 다한듯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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