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제에 대해 이미 시청자들에게 피드백을 많이 받으셨을 걸로 생각하고, 그럼에도 자유로운 의견들을 보는 게 방송의 재미라 생각해서 놔둔다고 몇 번 말씀하신 걸로 아는데, 그래도 의견 하나 더 보태기 위해 글을 써봅니다.
EU Digital Services Act 를 포함해서, 세계 주요 국가들은 이제 컨텐츠 제공자 및 플랫폼 관리자가 온라인 상 논의를 건전하게 관리할 사회적 책무를 법적으로든 도의적으로든 점점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과 유튜브는 가짜뉴스나 차별, 혐오발언을 강하게 제재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고, 레딧과 세계 메이저 언론사 웹페이지의 댓글란에서는 특정 집단 혐오발언을 생각보다 상당히 적극적으로 규제하거나, 아예 댓글창을 열지 않습니다. 이용자가 많아 파급력이 클수록 플랫폼은 수익을 올리니, 그에 상응해 이용자 간 토론을 중재할 사회적 책임도 있다는거죠. 한국 정도의 경제, 정치 수준을 가진 국가 중 온라인 상 혐오발언 규제가 이 정도로 없는 나라는 별로 없습니다. 아무런 정부 규제가 없는 순수한 자유시장경제가 잘 돌아간다고 이제 아무도 믿지 않는 것처럼, 완전히 자유롭도록 놔둔 대형 온라인 게시판이 알아서 건전하게 돌아갈 거란 기대는 이제 버려야 합니다.
당연히 슈카친구들은 아주 작은 회사고, 위와 비슷한 정도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슈카님 방송이 극단적이거나 혐오적인 의견을 표방하지도 않고, 다만 채널의 주제 상 주식과 경제에 관심있는 인터넷 유저들이 주요 팬덤으로 자리잡았는데, 이들이 하필이면 성별, 인종, 국가, 계층 혐오 발언을 너무나 많이 하는거죠. 주요 고객을 하루아침에 내치는 것으로 느껴질 수 있으니 강한 제재를 하기 힘들다는 것 백번 이해합니다. 하지만 '(외국인이 많이 사는 지역을) 한 번 싹 청소해야 한다' 쯤은 약한 축에 속할 정도로 폭력적이고 천박한 말이 수 백만명이 보는 방송과 채널에서 매번 끊임없이 나오지 않습니까. (외국 플랫폼에서 특정 인종, 집단이 사는 지역을 청소해야 한다는 말이 수천 명의 추천을 받아 베플이 됐는데 대처가 없다고 생각해 보세요, 난리납니다) 이에 대해 계속해서 아무런 제재가 없다면, 이건 혐오적 사상이 재생산되는 공간을 만들고 그런 활동을 방조하는 셈이 아닌가 싶습니다.
(웃기는게, 최근 설문에 따르면 70% 이상의 국민들이 온라인 혐오발언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합니다. 그런데 동시에 그 중 다수도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혐오 컨텐츠를 즐기고는 있겠죠. 결국 스스로 자제하기가 힘들어 누군가가 제도와 자정으로 멈춰주길 바란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거듭 말하지만 한국 인터넷 문화가 이렇게 된 건 슈카님 방송의 탓이 아닙니다. 하지만 수 십 년동안 온라인 커뮤니티 관리자들은 표현의 자유와 '재미'를 명목으로 이런 극단적 의견의 광풍이 이어지는 것을 방치했습니다. 그게 방문자가 돼 돈이 되고 수익 모델이 됐으니까요. 하지만 장기적 측면에서 어떤 시청자층을 대상으로 수익을 내고 함께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정도로 조심스럽게 제안 드립니다. 방송 컨텐츠 혹은 방향성이 주요 시청자층의 니즈에 영향을 안 받을 수가 없을 것이니까요.
항상 재밌는 방송 감사합니다.
멤버쉽 열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