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음식 배달기사를 앞세운 이색적인 즉석 기자회견을 열며 자신의 핵심 정책인 ‘팁 비과세’를 적극 홍보했다.
13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점심 무렵 백악관 웨스트윙 출입문 앞에서 배달앱 도어대시 기사 샤론 시먼스로부터 맥도날드 햄버거 세트가 담긴 봉투를 전달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시먼스에게 100달러(약 14만8000원)의 팁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현장에 대기 중이던 기자단을 가리키며 시먼스에게 “간단한 기자회견을 해보겠느냐”고 제안했고, 즉석에서 문답이 시작됐다. 그는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문제, 교황과의 갈등, 쿠바 이슈 등 외교 현안에 대해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이어가는 동시에 시먼스에게도 질문을 던지며 대화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먼스에게 “나에게 투표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나”라고 묻자, 시먼스는 웃으며 “아마도”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열렬한 지지자라고 들었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또 민주당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트랜스젠더 선수’ 이슈를 꺼내며 “남성이 여성 스포츠에 참여해야 한다고 보나”라고 질문했지만, 시먼스는 “그 문제에 대해선 의견이 없다”며 즉답을 피한 뒤 “나는 팁 비과세에 대해 얘기하러 왔다”고 답했다.
이번 장면은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온 ‘팁 비과세’(no tax on tips) 정책을 부각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정책은 서비스업 종사자의 팁 수입에 일정 한도까지 소득세를 매기지 않는 제도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성과로 내세우고 있는 정책이다.
실제 백악관 내부 진입 절차를 고려할 때 이번 행사는 사전 기획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AP는 “백악관 경내 진입은 사전 허가와 보안 검색이 필수이며 대통령과 가까이 접촉하려면 추가 신원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취재진을 향해 “연출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대선 유세 기간에도 펜실베이니아주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직접 감자튀김을 만들고 드라이브스루 주문을 받는 퍼포먼스를 선보인 바 있다.
이날 주문한 치즈버거와 감자튀김 세트는 웨스트윙 직원들과 나눠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메뉴는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찾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시먼스는 이후 도어대시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팁 비과세는 내가 벌고 마땅히 받아야 할 팁을 더 많이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며 정책을 환영했다. 그는 10명의 손주를 두고 있으며, 암 투병 중인 남편을 부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부터 약 1만4000건의 배달을 수행해온 그는 이번 정책으로 약 1만1000달러(약 1630만원)의 추가 소득 효과를 얻게 됐다고 밝혔다.